작은 털뭉치에게 배운 것: 아기 강아지 피부병과의 첫 사투

처음 강아지를 데려왔던 날, 그 조그마한 눈망울이 내 마음을 통째로 들었다 놨다 했어요. 생후 3개월, 손바닥만 한 비숑. 이름은 ‘몽이’. 내 심장이란 단어를 실물화하면 이런 느낌일까요?

콩이는 집에 온 첫날부터 내 무릎 위에만 있길 좋아했어요. 그렇게 무릎 위에서 졸다가, 어느 날부턴가 자꾸 발바닥을 핥고, 귀 뒤를 긁고, 벽에 얼굴을 비비기 시작했죠.

작은 털뭉치에게 배운 것: 아기 강아지 피부병과의 첫 사투

“왜 그러는 거야, 몽이야…”

사람이면 물어볼 수 있었을 텐데. 어디가 간지러워? 아파? 불편해? 몽이는 그저 말 대신 몸으로 말했어요.

• 눈가가 붉게 물들고
• 배 쪽은 털이 빠지고
• 귀 뒤엔 긁힌 자국이 생겼어요

털 하나 빠질 때마다 내 마음도 한 움큼씩 무너졌어요. “처음 키우는 건데 내가 뭔가 잘못한 걸까?” 그 죄책감이 밤마다 날 괴롭혔죠.

알러지? 피부병? 초보 집사는 모르는 게 너무 많아요

병원에 가니 수의사 선생님이 차분히 설명해주셨어요. “피부염 초기 증상 같아요. 알러지성일 가능성이 있고, 지금처럼 봄철엔 유독 심해질 수 있어요.”

그제야 깨달았어요. 강아지도, 사람처럼 계절을 타는구나. 꽃가루, 먼지, 기온, 습도… 그런 환경적인 것들이 작고 여린 몸에 상처를 남긴다는 걸요.

“이제 내가 너의 피부가 되어줄게”

그 날 이후로 저에겐 새로운 루틴이 생겼어요. 이름하야 ‘몽이의 하루 피부 스케줄’.

1. 산책 후 미온수 수건으로 발과 배 닦기
2. 주 2회 약용 샴푸로 목욕 (병원 추천 제품)
3. 샴푸 후, 완전히 건조될 때까지 드라이어 거리 두기 모드
4. 밤마다 귀 뒤, 발가락 사이 보습 미스트 톡톡

매일 하는 이 짧은 루틴 안에, 우리의 신뢰가 조금씩 쌓여갔어요. 몽이도 그걸 느꼈는지, 이제는 드라이기 앞에서도 얌전히 앉아있답니다.

사랑은 손끝에서 배어나오는 것

사실, 피부병이라는 단어 자체가 낯설고 두려웠어요.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, 몽이의 피부가 보내는 그 작은 신호들이 “나를 좀 더 살펴봐줘”라는 부탁 같았어요.

아이들은 말이 없죠. 하지만 그 대신 피부로 말해요. 긁고, 핥고, 비비는 그 모든 행동이 “나 조금 불편해요”라는 표시예요.

그리고 어느 날, 붉은 자국이 사라졌어요

병원에서 처방받은 샴푸와 보습제 덕분일까요? 아니면 매일의 케어가 통한 걸까요?

몽이 배에 나 있던 붉은 자국이 사라졌어요. 하얀 털이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고, 밤에도 편하게 자더라고요.

그 순간, 나는 또 한 번 배웠어요. 사랑은 대단한 게 아니라, 매일의 반복이 만들어내는 기적이라는 걸요.

초보 보호자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

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도, 나처럼 작은 생명을 품고 하루하루 조심스럽게 살고 있나요? 그렇다면 당신도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거예요.

강아지 피부병이나 알러지는 겁낼 일이 아니에요. 우리가 귀 기울이고, 손길을 더하면, 아이들은 반드시 회복력을 보여줘요.

그러니 무서워하지 마세요. 모르는 건 검색하면 되고, 불안한 건 병원에 물어보면 되니까요.

 

작은 생명과의 동행은 생각보다 훨씬 더 감정적이에요. 피부 한 겹 너머, 마음을 읽는 하루가 쌓이면 우리는 조금 더 보호자다워지는 것 같아요.